[최신] 유럽에서 모자와 양산이 사라진 이유

Review

[최신] 유럽에서 모자와 양산이 사라진 이유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도 모자나 양산을 쓰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한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여름철 자외선 차단을 위한 양산과 모자 착용이 일상적이지만, 유럽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러한 차이는 단지 기후 때문만은 아니며, 문화적·역사적 배경과 사회 인식이 깊이 얽혀 있습니다.


양산과 모자의 역사적 변화

양산의 어원과 쇠퇴

‘양산(umbrella)’의 어원은 라틴어 umbella로, 본래 햇빛을 가리는 도구였습니다. 19세기 유럽에서는 양산이 여성의 신분과 패션을 상징하는 소품으로 사용되었으나, 산업화와 패션 트렌드의 변화 속에서 점차 실용성과 대중성이 약화되면서 일상적인 도구로서의 양산은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현재 일상적으로 양산을 사용하는 국가는 일본, 한국 등 일부 아시아권에 한정됩니다.

[최신] 유럽에서 모자와 양산이 사라진 이유
[최신] 유럽에서 모자와 양산이 사라진 이유

모자 – 실용에서 상징으로

모자는 유럽에서 노동자 계층의 실용 도구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베레모, 페도라, 보터 햇 등은 17~19세기 동안 농민, 군인, 신분계층의 상징으로 대중화되었지만, 햇빛 차단용으로 사용된 경우는 드뭅니다.


기후적 요인 – 유럽은 햇볕도 비도 다르다?

유럽은 상대적으로 건조하고 온화한 기후를 가지고 있으며, 강수량도 한국이나 일본처럼 집중적으로 내리는 장마철이 없습니다. 비는 짧고 잔잔하게 내리는 경우가 많아, 우산을 굳이 챙기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유럽의 대기질은 비교적 깨끗하여, “비를 맞아도 괜찮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햇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그늘을 찾기보다는 햇살을 즐기려는 태도가 보편적입니다.


문화적 인식 – 쿨함과 자연주의

유럽에서는 우산, 양산, 모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을 때때로 너드(nerd) 혹은 샌님처럼 보기도 합니다. 특히 남성의 경우, 우산이나 양산 사용을 ‘여성스럽거나 유난스럽다’고 여기는 시선이 남아 있습니다. 비를 맞으며 산책하거나,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일광욕을 하는 모습이 더 남자답고 자유로운 행동으로 여겨지는 문화가 존재합니다.

자연환경에 대한 인식도 다릅니다. 유럽인들은 햇빛, 바람, 물 등 자연을 신뢰하고 즐기는 태도가 강해, 자외선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웰빙의 일부로 받아들입니다. 일광욕 문화와 연결된 이 인식은 선크림조차 바르지 않는 생활습관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실용성과 패션의 쇠퇴

19세기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속화되며, 양산은 단지 여성적인 장신구로 여겨졌고 실용성과는 멀어졌습니다. 모자 역시 패션 소품이나 군복의 일부로서만 유지됐고, 일상적 필수품에서 점차 사라졌습니다.

오늘날 양산은 유럽 대부분의 도시에서 ‘찾기 힘든 물건’이며, 모자도 여름철 스포츠 경기장이나 특별한 행사가 아니면 착용률이 매우 낮은 편입니다.


유럽의 피부암 발병률과 그 배경

피부암 발병률 통계

유럽, 특히 영국과 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피부암(악성 흑색종) 발병률이 높은 지역입니다.

국가 악성 흑색종 발병률 (인구 10만 명당)
영국 (2019년 기준) 28명
한국 2명 미만

영국 암 연구소에 따르면, 1970년대 중반 10만 명당 3명 수준이었던 발병률은 최근 17명 이상으로 5배 이상 증가했고, 매년 약 13,000여 명이 진단, 2,000여 명이 사망하고 있습니다.

백인의 유전적 취약성

백인은 멜라닌 색소가 적어 자외선에 매우 취약합니다. 피부가 창백할수록 자외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고, 화상, 점, 주근깨 등 피부 질환이 잘 발생하며, 이는 피부암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자외선 차단 실천 부족

유럽에서는 자외선 차단의 필요성은 인식되지만, 실천은 미흡합니다.

  • 독일 설문조사 결과: 자외선 차단제 사용률 67%
  • 단, 정기적 사용자는 절반 이하, 나머지는 휴가, 해변 등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

또한, 38%는 여름철 태닝을 미용의 일환으로 생각하며, **최근 3년 내 심한 화상을 입은 경험이 있는 사람도 37%**에 달합니다.


전문가 권고와 현실 사이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피부암 예방 수칙을 강조합니다:

  • 오전 11시~오후 3시까지는 직사광선을 피할 것
  • 모자, 선글라스, 긴소매 옷, 자외선 차단제 병행 사용

그러나 유럽인들은 여전히 선크림에만 의존하거나, 그마저도 소극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모자나 양산은 여전히 일상적 문화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문화와 건강 사이의 간극

유럽에서 모자와 양산이 일상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기후 때문만이 아니라, 오랜 문화적 관습, 실용성에 대한 인식, 성별 고정관념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 습관은 백인 인종의 유전적 취약성과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피부암 발병률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영국에서 악성 흑색종 발병률은 다른 10가지 암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이 피부암의 주된 원인이지만, 자외선차단제를 꾸준히 바르는 등의 노력으로도 조기에 예방이 가능하다.”
– 영국 암 연구소 통계담당 닉 오미스턴 스미스 박사(Nick Ormiston-Smith)

앞으로는 단순한 인식 개선을 넘어, 실질적인 행동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유럽에서도 모자나 양산의 실용성과 중요성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건강을 지키는 문화적 전환이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