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탈출기? 한국이 싫어서가 던지는 뜨거운 질문들

Review

한국이 싫어서가 던지는 뜨거운 질문들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MZ세대의 고민과 현실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장건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한국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조명합니다.

한국이 싫어서 줄거리

영화는 한국 사회에 회의감을 느낀 20대 후반 여성 지영(고아성 분)이 뉴질랜드로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7년 동안 연애한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직장도 그만둔 지영은 홀연히 뉴질랜드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그곳에서 청소부, 웨이트리스, 택배 기사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와 학비를 벌어가는 지영의 모습은 현대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냅니다. 그녀는 그곳에서도 완벽한 행복을 찾기는 쉽지 않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보다는 차별 없이 대우받는 느낌을 얻습니다.

현실을 반영한 캐릭터와 상황

한국이 싫어서가 던지는 뜨거운 질문들
한국이 싫어서가 던지는 뜨거운 질문들

지영은 많은 MZ세대가 공감할 만한 인물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중소기업에 취직했지만 불투명한 미래, 집 한 채 마련하기조차 힘든 현실 속에서 좌절합니다. 그녀는 한국 사회의 경쟁적인 분위기와 불공정한 구조에 환멸을 느끼고, 과감히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뉴질랜드에서 지영은 여러 힘든 일들을 전전하면서도 한국에서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행복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은 영화가 던지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

‘한국이 싫어서’는 단순히 한국을 비난하거나 외국을 미화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에게 여러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도피가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 개인의 노력만으로 사회 구조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지, 그리고 ‘헬조선’이라 불리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묻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합니다.

현실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장건재 감독은 과장된 드라마나 자극적인 장면 없이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고아성 배우의 섬세한 연기는 지영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그녀의 감정을 깊이 공감하게 만듭니다. 또한,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경은 지영의 심리 상태와 대비되어 영화에 깊이를 더합니다.

MZ세대의 ‘탈조선’ 현상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탈조선’ 현상을 반영합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 사회의 경쟁적이고 비정한 모습에 지쳐 해외로 떠나는 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극심한 경쟁, 높은 주거비용, 긴 노동시간과 낮은 임금, 수직적 조직문화, 양극화, 그리고 환경 문제 등이 있습니다.

해외에서의 삶: 장단점

영화는 뉴질랜드에서의 삶을 통해 해외 생활의 장단점을 잘 보여줍니다. 장점으로는 상대적으로 덜한 경쟁과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으며, 다양한 배경과 문화를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의 조화가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 경제적 어려움과 향수병 등 가족과 친구들과 떨어져 있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해외 생활은 한국보다 덜 경쟁적일 수 있지만, 그 역시 새로운 도전과 어려움을 수반합니다.

한국 사회의 자화상

‘한국이 싫어서’는 단순히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서 한국 사회의 자화상을 비춥니다. 과도한 경쟁 문화, 비정규직 문제, 수직적 위계 문화, 성차별 문제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직간접적으로 다룹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지영이 한국을 떠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들이기도 합니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

영화는 우리에게 몇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지영의 여정은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진정한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민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자아 성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익숙한 환경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기에 도전의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또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사회 변화의 필요성을 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의미를 되새기며, 남들이 정의한 행복이 아닌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영화의 의의와 한계

‘한국이 싫어서’는 MZ세대의 고민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현실적인 묘사와 섬세한 감정 표현은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와 사회 구조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영화가 너무 비관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긍정적인 면을 거의 다루지 않았고, 해외 생활을 다소 미화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질문들을 던지고, 각자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한국을 떠나는 것이 해답은 아닐 수 있지만, 때로는 거리를 두고 바라봐야 문제의 본질이 보이기도 합니다.

‘한국이 싫어서’는 단순한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현재 한국 사회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의 고민을 생생하게 담아낸 거울입니다. 영화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사회의 문제점들을 인식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한국을 떠나는 것이 해답은 아니지만, 때로는 새로운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기회를 제공하며, 우리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변화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변화는 가능하며, 그 시작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노력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