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9급부터 1급까지 있다’는 말,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안에는 어떤 구조와 권한, 현실이 숨어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특히 중앙부처에 소속된 국가공무원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그 안의 직급 체계는 생각보다 더 촘촘하고 복잡하다. 이번 글에서는 국가공무원, 즉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등 중앙행정기관에 소속된 공무원들의 직급과 역할, 그리고 그들이 맡은 책임과 권한을 낱낱이 풀어본다.
![[최신] 일반상식 공무원의 직급 급수와 하는일에 대한 정리](https://jetlag.co.kr/wp-content/uploads/2025/04/최신-일반상식-공무원의-직급-급수와-하는일에-대한-정리-optimized.png)
1. 공무원 직급 체계. 9급부터 1급까지, 그리고 그 위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은 1급부터 9급까지로 나뉜다. 여기서 말하는 국가공무원은 서울시청이나 부산시청 같은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지방공무원이 아닌, 중앙부처에서 일하는 공무원을 의미한다. 이들은 일반 행정직으로 분류되며, 9급이 가장 하위 직급이고, 1급이 가장 상위 직급이다. 그 위로는 차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이라는 정치임명직이 위치한다.
즉, 일반적인 공무원의 이미지라고 하면 9급부터 1급까지의 직급 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 셈이다.
2. 공무원 채용의 세 갈래 – 9급, 7급, 5급(행시)
공무원이 되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 9급 공무원 시험: 주로 주임사원급에 해당하는 실무형 인재 채용.
- 7급 공무원 시험: 기업으로 치면 과장급 수준에서 시작.
- 5급 공무원 시험(행정고시): 고위공무원의 등용문으로, 사실상 팀장급 이상의 관리자 포지션으로 출발.
이처럼 출발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조직 내 승진 속도와 진입 직급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9급에서 7급으로 승진하려면 약 8~10년, 7급에서 5급으로는 15~20년이 걸린다.
3. 6급 이하 – 실무를 책임지는 ‘주무관’들
세종시의 중앙부처 본부에서는 6급 이하 공무원은 모두 실무자에 해당한다. 실질적으로 본부에서 일할 수 있는 직급은 7급부터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8~9급은 보통 산하 지방 기관에 배치된다. 예컨대, 고용노동부 9급 공무원은 본부가 아닌 전국의 지방고용센터 등으로 발령을 받는다.
본부에서 근무 중인 6급 이하 공무원은 직급명이 다르더라도 통칭 ‘주무관’이라고 불린다.
실제 직급 | 호칭 |
---|---|
9급: 서기보 | 주무관 |
8급: 서기 | 주무관 |
7급: 주사보 | 주무관 |
6급: 주사 | 주무관 |
이들은 각자 하나의 정책 단위나 사무를 전담하고 있으며, 규모는 작아 보여도 국가 차원의 제도 변경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들을 다룬다. 예컨대, 기획재정부의 주무관 한 명이 ‘사업소득’이라는 항목을 맡고 있다면, 사업소득과 관련된 제도 변경이 있을 경우 반드시 이 주무관을 거쳐야 한다.
4. 5급 – 실무의 끝, 기획의 시작 – 사무관
5급부터는 사무관이라는 직함을 갖게 되며, 이때부터는 실무자라기보다 정책을 기획·조율하고 팀을 이끄는 관리자급 역할이 시작된다.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이 수여되는 첫 직급이기도 하다.
행정고시 합격자는 이 사무관으로 시작하며, 9급 출신이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린다. 사무관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 정책의 기획 및 초안 작성
- 민간 시장 및 관련 기관과의 협의 주도
- 소규모 팀(3~5명) 단위의 리더 역할
사무관의 업무명에는 종종 ‘OO정책 총괄’이라는 표현이 붙기도 한다. 즉, 정책 구상 단계부터 관련 단체와의 협의, 예산 확보, 시행계획 수립까지 총괄하는 중추적인 위치다.
5. 4급 – 팀장이 아닌 ‘과장’의 시대 – 서기관
사무관으로 10년 정도 경력을 쌓으면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할 수 있다. 이는 사실상 7급 공무원이 오를 수 있는 최대 직급이며, 9급 출신이 서기관이 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4급이 되면 대체로 ‘과장’이란 직책을 맡는다. 공무원 조직은 보통 실→국→과→팀 순으로 구성되며, 과장은 하나의 ‘과’를 통솔하는 책임자다. 아래에 3~4개 팀을 두고 있으며, 한 명의 과장이 실무를 총괄한다.
과장이 되면,
- 실질적인 정책 방향 설정 가능
- 국회·청와대·언론 등 외부와의 접촉 증가
- 소규모 공공기관 이사급 파견 가능
이때부터는 조직 내·외부에서 ‘출세했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한다.
6. 3급 – 부이사관, 고공단의 문턱
3급부터는 부이사관이며, 행시 출신조차도 평균 20년 이상이 걸리는 직급이다. 이 직급은 두 갈래로 나뉜다.
구분 | 설명 |
비고공단 3급 | 과장에 해당, 고위공무원단 미포함 |
고공단 부이사관 | 국장급 직무 수행 가능, 고위공무원단 소속 |
즉, 고위공무원단(고공단)의 진입 단계로,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중 상위 0.1~0.2%에 해당하는 인재 풀이다. 이 단계부터는 국가가 별도로 이력을 관리하며, 주요 정책을 결정하거나 대외 협상에 대표 자격으로 나설 수도 있다.
7. 2급 – 이사관, 실세 국장들
이사관은 보통 중앙부처의 국장을 맡으며, 실질적으로 하나의 분야에서 국가의 방향을 설정하고 지휘하는 자리다. 예컨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국장이면,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방향성과 로드맵을 총괄한다.
국장은
- 하나의 국을 대표하며 대내외 회의에 참석
- 부처 장관·차관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보좌
- 국회, 청와대, 다른 부처와의 정책 조율 주도
국장급은 VIP 행사에 참석하거나 공식 축사를 맡을 수도 있는 자리이며, 대규모 공공기관 파견 시 본부장, 사장급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높다.
8. 1급 – 관리관, 실장 – 정점에 서다
1급은 관리관, 또는 실장이라 불리며, 중앙부처 내에서는 국장 위 실장급 자리를 맡는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정책실장, 에너지실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1급은
- 모든 정책을 총괄하는 실무 최고 책임자
- 장·차관 바로 아래에서 전략 기획과 정책 실행을 진두지휘
- 국회, 청와대, 타 부처와 직접 협상하는 핵심 창구
일반적으로 50대 중반~후반, 수십 년간의 공직생활 끝에 오를 수 있는 자리이며, 이 위치에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공무원 인생의 성공적 마무리로 평가받는다.
퇴직 후에는 …..
- 공공기관 기관장
- 민간기업 임원급 스카우트
- 자문역, 이사급 포스트 등 다양한 기회가 열린다
명예는 직급이 아니라 태도에서 비롯된다
공무원 조직은 철저한 위계질서 속에서도, 각 직급에 주어진 책무는 그 나름의 무게와 가치를 지닌다. 9급도, 1급도,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절제하며 일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명예로운 공무원이다. 직급이라는 외형보다, 국가와 시민을 향한 내면의 태도가 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