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마크 공식(Widmark Formula)은 음주운전 단속이나 음주와 관련된 사고 발생 시, 사고 당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BAC, Blood Alcohol Concentration)를 추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수학적 공식입니다. 1930년대 스웨덴의 생화학자 에릭 위드마크(Erik Widmark)에 의해 고안된 이 공식은, 시간이 지나 혈중알코올농도가 감소했거나 음주 측정 시점이 지연된 경우에도 당시의 음주 상태를 역산해낼 수 있어 지금까지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공식은 다음과 같은 수식을 기반으로 합니다.
BAC = (A × 5.14) / (W × r) − 0.015 × H
여기서 각 요소는 다음을 의미합니다:
- A: 섭취한 알코올의 총량(온스 단위)
- W: 체중(파운드 단위)
- r: 알코올 분포 계수 (남성 0.68, 여성 0.55)
- H: 음주 시작 후 경과 시간(시간 단위)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공식을 국내 환경에 맞게 변형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도로교통공단에서 사용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c = A / (p × r)
- c: 혈중알코올농도
- A: 섭취한 알코올의 양 = 음주량 × 술의 도수(%) × 0.7894
- p: 체중(킬로그램 단위)
- r: 성별에 따른 계수 (남성 평균 0.68, 여성 평균 0.55)
또한, 최고 혈중알코올농도 이후에는 평균적으로 시간당 0.015%씩 농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 값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인 기준으로 사용됩니다.
실제 적용 사례
위드마크 공식은 특히 음주운전 단속 시점과 실제 음주 시점이 다를 때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 후 약 30분에서 90분 사이에 최고치에 도달하며, 이후부터는 시간당 0.015%씩 감소한다고 보는데요.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실제 단속이 음주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이뤄졌다면, 당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거꾸로 계산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6년부터 위드마크 공식을 도입하여 음주운전 관련 법 집행에 활용하고 있으며, 특히 뺑소니 사고나 단속을 회피한 경우 등에서 피의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계산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최고 혈중알코올농도 도달 시간을 90분으로 보고, 분해 속도를 시간당 0.008%로 낮게 적용하여 피의자의 책임 범위를 좁혀주는 식입니다.
실제로 법적 분쟁에서도 위드마크 공식은 강력한 증거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단속 당시 측정된 수치가 상승기에 있었다는 이유로, 공식을 적용해 운전 시점의 BAC가 법적 기준 이하였음을 입증하여 무혐의를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위드마크 공식의 한계점
위드마크 공식이 유용한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다음과 같은 여러 한계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 개인차 미반영: 공식은 남성과 여성의 평균 분포 계수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개인의 체지방률, 대사 능력, 건강 상태, 유전적 특성 등은 반영되지 않습니다.
- 실험 대상의 한계: 공식은 1931년 단 30명의 실험 대상자를 기반으로 고안된 것으로, 현대인의 신체 조건이나 음주 습관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 현실과의 괴리: 위드마크 공식이 만들어진 시대와 현재의 음주 문화는 크게 다릅니다. 당시에는 술의 종류나 도수가 지금과 달랐고, 음식 섭취, 약물 복용, 스트레스 같은 변수도 공식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 알코올 분해 속도의 개인차: 평균 0.015%/시간이라는 수치는 많은 사람에게는 적절하지만, 개개인의 체내 대사 속도는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위드마크 공식은 법적 판단의 참고자료로 사용되긴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미국이나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이 공식의 정확성과 적용 가능성에 대해 계속해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형 위드마크 공식’의 등장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이러한 기존 공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형 위드마크 공식을 개발했습니다. 이 새로운 공식은 기존보다 훨씬 더 세밀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핵심은 개인별 체내 수분량을 중심으로 계산한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알코올은 체내 수분에 주로 분포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공식은 성별, 체중뿐 아니라 최신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임상시험 결과까지 반영해, 보다 정밀하고 현실적인 BAC 추정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특히, 일부러 더 많은 술을 마시고 단속 시점을 흐리는 소위 ‘술타기’와 같은 꼼수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간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최대 8시간까지 음주 상태를 추적할 수 있었다면, 한국형 공식은 대사체 분석과 결합해 72시간(3일)까지 음주 여부를 감별할 수 있습니다. 국과수는 이 공식이 한국인의 신체적 특성과 음주 문화에 맞춰 설계됐기 때문에, 기존보다 신뢰도와 정확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사회적 의미와 실질적 역할
음주운전은 매년 수많은 인명 피해를 유발하는 중대한 사회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2023년 한 해 동안만 13만 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고, 그 중 159명이 사망, 2만 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의 음주운전 사건처럼 사회적 관심을 끌었던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드마크 공식과 같은 과학적 계산 방법은 음주운전 단속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사고 후 도주나 측정 시점 지연 등으로 인해 실제 운전 당시의 BAC 측정이 어려운 경우, 이 공식은 객관적 근거를 제공해 법적 책임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위드마크 공식의 한계를 악용해 피의자가 유리한 조건을 주장하기도 하며, 이에 따라 법적 분쟁에서는 이 공식을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위드마크 공식은 음주운전 단속 및 사고 수사에서 필수적인 과학적 도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공식은 개인차나 현대 음주문화, 실험적 한계로 인해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한국인의 특성을 반영한 한국형 위드마크 공식이 개발되면서, 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단속과 수사가 가능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