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으로 시끄러운 요즘입니다. 검찰 개획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잘 설명한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빈센조라는 드라마입니다. 때로는 드라마가 현실보다 더 지독하게 그려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빈센조가 그렇습니다. 혹시 보시지 않았다면, 권해 드립니다.
검찰개혁과 빈센조 드라마의 연관성
1. 드라마 ‘빈센조’, 단순 오락을 넘어선 현실 고발
2021년 방영된 tvN 드라마 ‘빈센조’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준 범죄 오락물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권력기관의 부패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주인공 빈센조 카사노는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로, 한국에 돌아와 부패한 권력과 맞서 싸우는 인물로 묘사된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검찰, 대기업, 법조계가 얽힌 부조리를 통해 법과 정의가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을 신랄하게 그려낸다.
무엇보다 ‘빈센조’는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는 콘셉트를 내세워 기존의 ‘정의 구현’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사회를 보여준다. 범죄와 권력이 손을 잡고 있는 현실 속에서 법은 종종 무기력하고, 정의는 무색해진다. 드라마는 이런 부조리를 극적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왜 검찰개혁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2. ‘썩은 사과’ 대사: 상징으로 드러난 구조적 부패

‘빈센조’의 명장면 중 하나는 바로 이른바 ‘썩은 사과’ 대사다. “검사님을 못 믿는 게 아니라 검사님 조직을 못 믿는 겁니다. 사과의 썩은 부분이 있고 안 썩은 부분이 있습니다. 우린 이걸 뭐라 부를까요? 썩은 사과라 부릅니다.” 이 대사는 단순한 비유를 넘어서, 검찰 조직의 구조적 부패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개인적으로 선한 의도를 가진 검사도 존재할 수 있지만, 조직이 썩어 있다면 그 개인의 선의조차 소용이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는 실제 한국 사회에서 반복되어 온 검찰개혁 논의의 핵심과도 연결된다. 조직 일부만 썩었더라도 전체의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은, 단순한 인적 쇄신이 아닌 근본적인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3. 드라마가 고발한 검찰의 문제점들
1) 권력과 결탁한 검찰의 그림자
드라마 속 검찰은 바벨그룹이라는 대기업과 유착해 범죄를 은폐하고 약자를 탄압하는 데 적극 가담한다. 이는 현실에서도 자주 목격되는 장면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검찰은 역사적으로 권력의 입맛에 따라 수사를 선택하거나, 정치적 상대를 겨냥한 ‘표적 수사’를 감행해 왔다.
더불어, 검찰 내부의 ‘제 식구 감싸기’ 문화는 국민적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 되어 왔다. 일부 검사들의 비리 사건은 빠르게 무마되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검찰을 ‘법 위의 권력’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2) 약자에게 더 가혹한 법의 칼날
‘빈센조’ 속에서 주인공의 어머니는 성추행 피해자임에도 권력자의 조작에 의해 살인 누명을 쓰고 죽음에 이른다. 이 장면은 단지 극적 장치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수없이 반복되어 온 약자의 비극을 반영한다. 법의 칼날은 때로 강자에게는 무디고, 약자에게는 잔혹하게 작용해 왔다.
실제로도 사회적 약자, 노동자, 여성, 청소년 등이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 공정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오히려 가해자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법이 정의를 구현하지 못할 때, 약자들은 절망과 분노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드라마의 메시지는 현실 그 자체다.
3) 정의의 한계와 제도적 개혁의 필요성
드라마는 “정의는 완전무결할 때만 옳다”는 대사를 통해, 정의라는 가치 자체가 불완전한 시스템에서는 오히려 더 큰 부조리를 낳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부패한 조직 안에서 선한 개인이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이를 위해서는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검찰 조직의 문제 역시 단순한 일부 인사의 비리 차원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과 권력 집중 구조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4. 현실의 검찰개혁, 어디까지 왔나
한국 사회에서 검찰개혁은 오랜 시간 반복되어 온 과제다. 검찰은 오랫동안 수사권, 기소권, 영장청구권을 독점하며 강력한 권한을 행사해 왔다. 이는 여러 차례 권력 남용과 정치적 편향성 논란으로 이어졌고, 인권 침해 사례도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본격적인 검찰개혁이 추진되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형사부와 공판 중심의 개편 등이 시행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검찰의 권한이 과도하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여전히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되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검찰개혁의 본질은 검찰의 민주적 통제, 국민에 대한 책임성 강화,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다. ‘빈센조’는 이러한 필요성과 방향성을 매우 극적으로, 그리고 감성적으로 표현해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5. ‘빈센조’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
‘빈센조’는 단순한 오락 드라마가 아니다. 권력과 결탁한 조직, 보호받지 못하는 약자, 기능하지 않는 법의 정의 등 현실의 여러 병폐를 극적으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정의란 무엇인가?”, “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권력기관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드라마는 이처럼 구조적 질문을 제기하며, 정의로운 사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관객에게 전가한다.
검찰개혁은 단지 검찰을 비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좀 더 정의롭고 투명하며, 약자가 억울하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 출발점이다. ‘빈센조’는 그 방향성을 대중문화의 언어로 풀어낸 보기 드문 작품이었다.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가요?”라는 질문에 ‘빈센조’를 보라고 말하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드라마는 허구 속에 철저한 현실을 반영했고, 오락이라는 틀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를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빈센조’는 결국 우리에게 말한다. 악을 이기는 것은 더 큰 악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와 사회적 각성이라는 것을. 우리는 지금 어떤 정의를 선택할 것인가? 이 질문은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